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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교육, 남은것은 빚과 실망감

 

 


 

 

사교육 공화국이란 말이 이제는 낯설게만 들리지 않는다.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 사교육은 나이 서른이 다 되어서까지 사교육에 의지한다고 한다. 그렇게 많은 돈을 사교육비에 들여가며 공을 들여 대학에 들어갔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취업난에 허덕여 대학원에 진학하는 이들, 공무원 시험준비를 하는 이들, 어학연수를 가는 이들. 그도저도 안되면 의학,법학 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는 이들 ....많은 학생들은 바늘구멍 만큼이나 들어가기 힘든 취직시험 준비에 올인하고있다. 그 중 몇몇은 오랜시간 취업의 실패를 맛보고 자신의 눈높이를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을 낮추어 입사를 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 현실을 인정하고 입사했지만 자신의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한 공무원 임용의 꿈을 놓지 못한다. 직장생활과 수험생활을 병행하며 월급은 고스란히 인터넷 강의 및 교재비로 쓰이고있다. 결혼 적령기가 다 되어가지만 자신의 수중에 돈은 없고 그 비용은 모두 부모님에게로 전가되고 있다.

 

 

필자는 아이를 한명 두고있지만 아직은 사교육에 의지 할 만한 나이가 아니라고 판단되어 사교육은 시키고있지 않지만 사교육을 시키는 나이가 정해져 있지도 않다. 학원이며 영어사립유치원 같은 고가의 비용을 들여 보내고 있는 주변 지인들도 있으니 말이다.

 

 

몇일전 토요일 주말 회사동료 중 상을 당한 사람이 있어 지방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장례식장이 대구여서 조금은 부담스러운 거리였지만 그렇다고 안가 볼 수도없어 회사직원 세명이 함께 한차로 가기로 했다. 거리도 거리여서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대화의 촛점은 자연스럽게 자녀의 이야기로 모아졌다. 대학생,고3을 둔 분과 고1,중3을 둔 분 이렇게 함께 가다보니 자녀들의 이야기는 화재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대 주제가 자녀이면 소 주제는 학원비 즉 사교육에대한 이야기로 이어졌고 한 달 사교육 비용에대한 액수를 자세히 듣는 순간 한숨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대학생 자녀에게 들어가는 비용과 고3 학생에게들어가는 학원비용이 한달 250~300가까이 들어가며 중3 자녀와 고1자녀에게 들어가는 학원비용은 대략 200~250까지 쓰이고 있다고 한다. 옆에서 듣고있다가 필자는  '대학생인데도 사교육비가 들어가냐?'고 말했다가 모르는소리 하고있다는 말을 들었다. 취업준비와 영어학원비용만해도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물론 그 이상으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고 먹고 살기 힘들어 절반도 못 들어가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한달 월급받고 사는 중산층의 경우 자식 둘 학원비는 적지않은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 뿐이 아니다 그렇게 말하는 직원분은 더 한숨 섞인 소리를 했다. 그렇다면 부모는 남는게 뭔가?

자식교육을 가지고 이해타산적인 생각과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지만 현실적인 부분은 생각을 해야 하지 않나. 그렇다고 자식덕을 볼 요량은 아니지 않는가. 고령화 사회에서 부모가 퇴직후 먹고 살 수있는 여건은 만들어놔야 하기에 그렇다.

 

" 너 이제 대학에 들어갔으니 학비는 네가 벌어서 충당을 해라!"

"왜 제야 해야 하는데요?"

"......."

"그건 아버지가 해야 하는게 당연한것 아닌가요?"

 

그 회사직원분은 자식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물론 그렇게 하자는것은 아니고 자식은 어떤 생각을 하고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돌아오는 말을 들으니 '힘이 빠지고 정말 돈만 벌어오면 다 되는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남겨진 부모의 빚과 실망감.

 

이것이 현실이다. 부모 학생 할 것없이 사교육은 모두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 태어나면서 부터 사교육을 받았기에 성인이 되어서도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불안하고 뒤쳐질 것 만같은 생각. 부모는 자식에 있어서 그 비용은 당연히 지불해야 한다는 자식들의 생각. 그렇게 성장한 자식은 결혼을 해서도 부모에게 의지하려는 습관. 자식의 나이 서른, 부모는 퇴직후 남은 여생을 빚과 자식에대한 실망감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있는 이들이 적지않다.

 

 

공교육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알고있다. 그 힘이야 미약하지만 말이다.

사교육이 사회적인 문제가 된 것은 오래되었다. 이제는 굳은 살 처럼 자리잡고 있는 사교육. 그 굳은 살을 떼어내기위해서는 떼어내는 아픔이 없으면 절대 할 수없다. 어려서부터 내 자식도 남의 자식처럼 학원보내고 고가의 시설에 보내야 한다는 부모의 생각부터 고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