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아빠의 공상

장모님의 손편지를 읽은후 울다화난 아내사연

반응형

 

 

손주사랑은 짝사랑인가...

 

몇일전 핸드폰으로 oo택배회사에서 온 메세지 한 통이왔다. 물품수령이라는 흔한 메세지였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주문한 물건이 없었는데 뭐가왔나 싶었다. 그래서 택배회사 홈페이지에서 운송장번호를 입력한후 배송출발점을 보니 부산이었다. 음..장모님께서 또 반찬을 한가득 보내셨나보네 하고 평소처럼 퇴근후 찾아 가면 되는것이었다. 퇴근후 경비실에 들려서 아이스박스를 들고 들어가서 아내와 같이 꼼꼼히도 동여멘 끈을 풀고 이중테이프도 풀어서 열어보니 처음 눈에 들어온것이 한장의 편지였다.

 

장모님이 뭐 보내신것 같은데?

아내:어 반찬 왔을거야.. 풀어서 내놔줘..

아니.. 반찬말고...이거 왔다고..

아내:뭔데? ㅋㅋ 엄마가 또 손편지를 보내셨네..

어디줘봐..

 

 

 

 

그동안 결혼후 부터는 장모님께서 가끔 이렇게 반찬을 이것저것 그동안 모아두었다가 보내주신다. 은율이가 태어나기 전 4-5년정도는 손편지에내용은 "둘이 바쁘게 살텐데 밥 잘  챙겨먹고 회사다녀라"라는 내용의 편지였다. 그런데 손주가 생기면서부터 우리 둘의 이야기는 없어지면서 손주를 향한 애틋함이 묻어있는 이야기뿐이다..

 

지난달 경주에서 가족모임때 1박2일동안 행여 눈에서 멀어질까 잠시 한껏보셨지만 돌아서면 또 보고싶은 마음

이시다. 자식사랑은 흘러간 옛사랑이고 손주사랑은 짝사랑이라고 했던가 손주이야기만 나오시면 입가에 웃음이 번지신다. 반찬을 잘 받은 아내는 고맙다는 인사겸 전화통화를 하는데...

 

아내: 엄마 많이도 보냈네..

장모님:뭐가 많노..그거 내가 기른거니까 율이 먹이라. 시금치도 부드럽고 쑥국도 맛나다.

아내:어..알앗어 우리않먹고 율이 다먹일테니 걱정마셔..

장모님: 그런데 내 폰 바꿨다.무료로 폰을 바꿔준다고 해서 신청했다..

아내: 뭐라고? 무슨폰인데? 요금제는 어떻게 되는데?

장모님:그냥 하라는데로 했다..공짜라데...

아내:엄마!! 그거 공짜아니다..무턱대고 그냥 바꾸면 우짜노??

장모님: 그래? 공짜 아이가?

아내: 당연하지..그거 요금제 비싸서 매달 돈 많이 나간다!

장모님:그래도 이왕한거 그냥 쓸란다..

아내: 내한테 전화해서 물어보지 그냥사노? 내가 몬산다!

 

 

 

장모님폰은 흔히말하는 폴더타입에 실버폰이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이 사건은 장모님이 이미 알고 일을 벌리신것이다. 꼼꼼하고 허투로 낭비하는것을 눈뜨고 못보는 딸의 귀에 들어가면 한소리 들을 각오를 하고 바꾸신것이다. 사실 그동안 장모님의 무언에 폰이야기는 간간히 하셨다. 너거가 사진을 보내도 이 폰은 작아서 잘 안보인다. 동영상은 아애 받지도 못한다 등등 이런저런 불평을 하시긴 하셨다. 계모임에 나가도 율이 얼굴 자랑좀 하려고 하는데 그것도 안된다.

그렇다 장모님은 손주자랑좀 하려고 하는데 (부산말로)애가 탄다는 것이다. 가까이있으면 데리고 다닐텐데 그것도 안되지 가끔 내려와서 뭐좀하다보면 서울로 올라가기 바쁘지..이래저래해서 스마트폰을 장만하신것이다. 그걸 모를리 없는 아내는 전화통화가 끝난후 헛웃음만 쳤다.

 

 

 

 

모든 할머니할아버지들의 손주사랑은 짝사랑,주기만하는 사랑 인가보다. 먼 발치에서 잘 자라고있는지만 보시고 가까이 다가서려 하면 이내 달아나 버리는 그런 사랑.. 이제 점점 커갈수록 자기 할 일있다고 바쁘다면서 학원다니고 친구만난다고 전화한통 드리기 힘들어질텐데 하는생각이든다.

 

앞으로 성장해 갈 수록 할머니할아버지의 사랑에 보답하는 은율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