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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아니면 원래 그랬나요.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온 기분은 뭐죠.

 

요즘은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속 시원한 소식이 없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난 후 생존자 소식을 기다렸고 시간이 갈 수록 희망은 분노로 분노는 증오로 바뀌고 있습니다. 유가족의 눈에 눈물은 이제 말라 버렸습니다. 가끔 기사를 읽을 때면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언론이나 방송에서는 세월호 침몰 특집을 하기 바쁩니다. 유언비어도 좋고 선정적인 기사도 좋다고 합니다. 사고 초기에는 생존한 학생을 찾기에 혈안이 되어 기어코 찾아내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질문을 하고 또 질문을해서 경황도 없는 학생들의 당시 사고를 생기 시키기 바쁩니다. 그래서 이제는 뉴스 보기도 실망스럽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희생자 숫자는 바뀌며 오락가락합니다.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인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살아있기를 바랐지만, 이제는 시신이라도 온전히 찾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선장이며 선박직 직원을 비롯한 관제센터 그리고 서해해양경찰 등등 책임지고 사죄해야 할 사람들이 많습니다.  

  

퇴근 후 집에 오면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희생자의 숫자를 보고 거실에 앉아서 놀고 있는 내 아이를 물끄러미 보고 있자니 많은 생각이 듭니다. 저 위에 사진 속에 있는 내 아이, 이 세상 모든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 아이가 커가면서 세상을 조금씩 알아갈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옳은지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내가 어려서 내 부모님은 이런 부조리한 사회를 가르쳐 주셨으면 어땠을까. 이 사람은 이렇기 때문에 나쁜 사람이고 이 사람은 이런 죄를 지었기 때문에 감옥에 가야 하며 이 사람은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힘없는 국민들에게 횡포를 했는지 말입니다. 선한 자와 악한 자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이며 너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많은 혼란이 옵니다.

 

앞으로 또다시 아무 죄 없는 학생들이 수십 명 수백 명 죽은 이런 상황이 온다면 나는 내 자식에게 어떻게 설명을 할 수 있을까요. '그냥 사회란 그런 거다.'라고 주입시켜 버릴까요. 아니면 이 나라의 수장인 대통령의 잘못이고 해운사 잘못이고 해경 잘못이고 선장과 선박직 직원이 잘못이고 그 외 유착관계에 있는 사람들 모두의 잘못이라고 설명해야 하나요. 더 나아가 이 시대의 어른들 모두의 잘못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러면 이 시대의 어린 자식들은 무슨 희망으로 살아야 할까요.

 

90년대 초 서해페리오 침몰 사고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초기 늑장대응서부터 탑승자와 희생자의 잘못된 집계. 이번 사고 후 당시 서해페리오 사고가 함께 떠올라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구조대응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참으로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구조장비와 인력은 늘어나고 좋아졌는데 구조하는 과정과 사람들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비록 내 나이가 적지 않고 이 사회에 때가 묻어 있지만 작은 것부터 고쳐보고 바로 해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내 아이에게만큼은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말입니다. 네 살 아이에게 보여줄 것은 동네 건널목에 신호등 무시하지 않기, 길거리 다니면서 스마트폰에 이어폰 꽂고 다니지 않기...별것 아니지만 늘 그런모습을 보여주면 언젠가는 그 아이도 따라 지 않을까요. 안전불감증이 없어지고 안전한 사회가 와서 내 아이, 이 시대의 아이들이 물려받을 사회는 안전하고 바른 사회가 오기를 희망해 봅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모든 이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